저는 50대 중반, 만성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허리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아침 윗몸 일으키기 50회와 허리 비틀기 체조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할수록 다리 저림이 심해지고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불가능할 정도가 되더군요. 뒤늦게 병원을 찾으니 제가 했던 운동들이 오히려 디스크를 뒤로 더 밀어내고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추간판 탈출증은 5060 세대에게 특히 위험한 질환입니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이기에 작은 충격이나 잘못된 운동 습관만으로도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윗몸 일으키기가 디스크를 파열시킵니다

많은 분들이 복근을 키우면 허리 통증이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윗몸 일으키기는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최악의 선택입니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뒤쪽으로 밀려 나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여기서 디스크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쿠션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젤리 같은 수핵과 이를 감싸는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미 디스크가 뒤로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허리를 강하게 굽히는 동작을 반복하면 어떻게 될까요.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평소의 수배로 증가하여 파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나면 허리가 찌릿하면서 다리까지 저리는 방사통이 심해졌습니다. 허리를 굽혀 발끝을 닿는 스트레칭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연성을 키우겠다고 매일 아침 했던 동작이 디스크를 더 밀어내고 있었던 겁니다.
5060 세대에게 복근 운동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허리의 C자 곡선, 즉 요추 전만을 유지한 상태에서 복부에 힘을 주는 플랭크나 데드버그 동작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플랭크는 엎드린 자세에서 팔꿈치와 발끝으로 몸을 지탱하며 허리가 꺾이지 않게 버티는 운동입니다. 척추를 중립 상태로 유지하면서 코어 근육을 단련할 수 있어 디스크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국내 재활의학 전문가들도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게 척추 중립 자세를 유지하는 코어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재활의학회).
허리를 비트는 트위스트 운동이 디스크 섬유륜을 찢습니다
헬스장에 가면 회전용 기구를 열심히 돌리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허리 군살을 빼고 옆구리 근육을 키우겠다는 의도인데, 이것도 디스크 환자에게는 독입니다. 골프나 테니스 스윙처럼 척추를 급격히 회전시키는 동작은 디스크의 섬유륜에 전단력을 가해 미세한 찢어짐을 유발합니다. 여기서 전단력이란 물체의 단면을 서로 어긋나게 밀어내는 힘을 말합니다. 마치 종이를 비틀면 찢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특히 5060 세대는 디스크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어 탄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젊을 때는 디스크가 80% 정도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60% 이하로 감소합니다. 탄력을 잃은 디스크는 회전 동작 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쉽게 넘어섭니다. 제가 열심히 했던 허리 비틀기 체조도 같은 이유로 증상을 악화시켰습니다. 운동 후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었는데, 당시에는 그게 근육이 풀리는 거라고 착각했습니다.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몸통을 돌리는 운동 대신, 코어 근육을 단단히 고정하여 척추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버티기 위주의 운동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사이드 플랭크처럼 옆으로 누워 한쪽 팔꿈치와 발로 몸을 지탱하는 자세가 좋습니다. 척추를 회전시키지 않으면서도 옆구리 근육을 효과적으로 단련할 수 있습니다. 국내 척추 질환 유병률은 50대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며, 잘못된 운동 습관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레그 레이즈가 요추에 무리한 압력을 가합니다
누워서 다리를 동시에 들어 올리는 레그 레이즈는 하복부 단련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운동은 장요근이 과도하게 개입되면서 허리 뼈를 앞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요추에 무리한 압력을 가합니다. 여기서 장요근이란 허벅지를 몸통 쪽으로 당기는 근육으로, 요추에서 시작해 대퇴골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면 허리가 과도하게 휘면서 디스크 압박을 극대화하게 됩니다.
허리 근력이 충분하지 않은 5060 환자가 이 동작을 수행하면 허리가 바닥에서 뜨면서 디스크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집니다. 제가 직접 시도했을 때도 허리가 바닥에서 들리는 느낌이 들었고, 그 순간 허리에 찌릿한 통증이 왔습니다. 복근을 키우겠다고 한 운동이 오히려 디스크를 더 밀어낸 겁니다.
척추 건강의 핵심은 디스크가 쉬게 해주는 것입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맥켄지 신전 운동처럼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살려주는 동작을 기본으로 삼아야 합니다. 맥켄지 신전 운동은 엎드린 자세에서 상체를 천천히 들어 올려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으로, 밀려 나온 디스크를 제자리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통증이 유발되는 모든 운동은 즉시 중단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가 꼭 지켜야 할 생활 수칙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습관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집을 때는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혀 앉아서 집어야 합니다. 허리를 숙이는 순간 디스크 내부 압력이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오래 앉아 있는 것도 디스크 압력을 높이므로 30분마다 일어나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고양이 자세나 요가 동작 중 일부도 제한해야 합니다. 쿠션이 너무 딱딱하거나 너무 푹신한 침대 대신 적당한 탄성이 있는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수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허리를 숙이지 말고 서서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도 디스크 압박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주요 생활 수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물건을 집을 때는 무릎을 굽혀 앉아서 집기
- 30분마다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기
-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 최소화하기
- 적당한 탄성의 매트리스 사용하기
- 세수나 샤워 시 허리 숙이지 않기
그날 이후 제가 했던 모든 굽히기 운동을 중단하고, 하루에 세 번씩 허리를 뒤로 젖히는 신전 운동과 평지 걷기만 실천했습니다. 4개월이 지나자 찌릿하던 다리 저림이 사라졌고, 현재는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허리 운동은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50대 중반의 통증을 통해 절실히 배웠습니다. 단순히 허리만 볼 것이 아니라 고관절의 유연성 부족이 허리의 과도한 움직임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고관절 스트레칭을 병행하여 허리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